이번 의뢰인은 프로페셔널다운 이미지와 예쁜 말씨와 전문성까지 가졌지만 누구에게나 겸손하셨다. 특히 평범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보통의 사람과는 달리 우리가 예쁜 집을 디자인 하듯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예쁘게 디자인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려 깊게 전문성을 존중하며 하나하나 요청하는 것들은 나의 디자인적 고민을 깊게 만들기도 했고, 디자인을 브리핑할 때 아쉬운 부분들은 자신의 의견 전달이 미흡했다며 미안해 하셨고 만족스러운 부분들에 대해서는 함박웃음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겸손과 칭찬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은 프로페셔널을 넘어 가슴 따뜻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의뢰한 곳은 자양동 작은 골목의 5평 남짓한 ‘소문난 미용실’

처음 기억은 Before 시진에서 보듯이 정말 아무렇게나 되어있는 그런 미용실이었다. 이전분이 사용하던 곳을 그대로 인수받아 언제 한다한다 하면서 15년이 흘러 디자인적 갈증이 한계에 왔다는 원장님의 솔직한 말씀, 그리고 전적으로 하자는 대로 할 터이니 좋은 제안을 해달라는 요청에 심란한 상황임에도 신뢰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인지 어느새 기분 좋게 시작하게 되었다.

상업시설은 우선 네이밍(Naming)을 결정해야 맥락성(Context) 있는 컨셉(Concept) 설정이 용이하고 그 컨셉으로 대 고객 의미전달이 가능하므로 입에서 초콜릿 녹는 듯하고 원장님의 특징적 이미지와 연결되는 ‘헤어졸리꽁스(Hair Joli Ggong’s)’를 창작하는데 보름이란 시간을 흘렀다. 그리고 절대공간은 5평이지만 수납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 LayOut, 메인컬러(Main Color)와 서브컬러(Sub Color) 계획, 간결하지만 적정한 조도의 조명계획을 세웠다. 특히 골목상권 특성상 가까운 이웃에 친근하고 따뜻하고 감성적인 소재로는 적정한 면적에 원목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보통의 헤어샵에서 느끼는 하이그로시한 상업적 느낌과는 차별성 있는~~~~. 그리고 원장님을 가장 잘 표현 할 이미지를 준비했다.

그렇게 준비한 것들은 약 10일의 산고 끝에 ‘헤어졸리꽁스(Hair Joli Ggong’s)’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외부 사인이 완성되고 간판에 불이 들어올 때 깡충 뛰면서 좋아하시는 순박한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부디 번창하여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질곡을 헤쳐 나오시길 바라고 자양동 그 골목을 오래도록 지켜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