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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이야기하다

노현상의 생각하는 건축 | 가족 관계의 흐름을 좋게 만드는 공간활용법
집을 이야기하다

노현상의 생각하는 건축 | 가족 관계의 흐름을 좋게 만드는 공간활용법 2019-07-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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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도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집이라는 공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여준다, 집주인의 취향, 성격은 물론이고 생각의 논리회로, 일종의 알고리즘(algorithm)까지 무의식적으로 투영한한다 .

요즘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유행하고 있다.

최소한의 가구와 소품을 두는 심플한 인테리어 안에도 고유한 알고리즘이 숨어 있다.

' 단순화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

집이라는 공간을 가장 손쉽게 단순화하려면 비우고 버리는 것이 최고다.

공간을 미니멀리즘으로 꾸미는 사람은 누군가를 만날 때도, 일을 할 때도 관계를 단순화하고 싶은 욕구가 꿈틀된다. 개인주의가 강해질 수록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강세인 것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지금 내가 만든 공간을 보면 내 머릿 속 세상이 보인다. 내가 공간에 구획하고, 분할하고, 배치하는 방식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해 나간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어 각자의 의견과 취향 개성을 반영해 꾸민 집은 의외로 많지 않다.

당시 집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 사람의 판단과 가치, 기호에 의해 꾸며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필연적으로 가족 간의 불통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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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들 위주로 공간을 꾸민 집들이 많다. 이런 집들은 하나같이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

겉에서 봤을 때는 그저 엄마의 교육열이 높은 집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병든 공간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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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가족이 함께 사는 집 전체가 특정한 한 가지 아이템으로 도배되어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집에서는 가족 간의 제대로 된 대화가 오갈 리 없다. 아이의 물건으로만 채워진 집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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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은 엄마의 머리 속에 오직 아이만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말하면 아이 외에는 삶의 희망과 즐거움이 없다는 이야기다. 아내가 남편에게 아이 이야기만 한다는 것은 부부가 오로지 아이를 매개로만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가족의 감성과 기호가 골고루 들어간 집이 건강한 집이다

한 사람의 의견 대로 공간이 만들어지거나 한 사람이 아끼는 물건으로만 채워진 독재적인 공간은 사람으로 치면 강박증이나 자폐증에 걸린 것과도 같다.

때문에 공간도 그곳에 사는 사람도 건강하려면 공간 민주주의가 구현되어야 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민주적으로 공간을 배분하고 각자의 물건이 적당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버지가 자신만의 공간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남편을 집 안에서 활력 있게 움직이게 하려면 그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형편상 방 하나를 내줄 수 없다면, 안방의 한쪽 코너나 거실 한켠도 좋다.

남편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의자, 소중이 여기는 물건을 둘 수 있는 책상 등 남편만의 영역, 함부로 터치하지 않는 '자치구역'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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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의 감성과 기호가 골고루 들어간 집이 건강한 집이다.

집 전체의 콘셉트에 맞지 않을지라도 각자의 방만큼은 취향대로 꾸미게 해주어야 한다 .

또한 거실 같은 공용 공간은 가족들의 취향이 골고루 묻어 있어야 모두에게 편안하고 자연스러울 수 있다 .

인테리어 컨셉보다 공간의 철학이 먼저다

공간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다음 생각해야 할 것은 그 민주적 공간을 어떻게 꾸미냐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공간을 차지하는 가구나 소품들의 위치다.

이미 자리가 정해져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공간이라 해도 소품의 거리와 위치의 변화만으로도 공간은 다른 느낌과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개울물에 디딤돌을 두면 돌 주의의 유속이 달라지고 흐름이 바뀌듯 어떤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그 공간에 흐르는 에너지의 흐름도 달라질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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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가족 모두의 즐거운 놀이터로 만드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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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가 편하고 재미있게 느끼는 일종의 '가족 놀이터'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가족 공통의 취미나 공통점을 찾는 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리 어려운것도 아니다.

놀이터의 아이템은 무엇이든 좋다. 악기도 좋고, 책도 좋다, 중요한 것은 따뜻한 대화와 즐거운교감이 오갈 수 있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공간은 반드시 우리에게 기대 이상의 선물을 준다.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 가장 고귀한 건축이 때로는 낮잠이나 아스피린이 주는 작은 위안에도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아무리 훌륭하고 아름다운 공간일지라도 우리에게 실질적인 힘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꽃향기가 나는 종이로 싼 물건에는 꽃향기가 나고 , 생선 냄새가 나는 종이로 싼 물건에서는 생선 냄새가 나게 마련이다. 어떤 공간이 우리를 감싸고 있는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간의 철학을 세우고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고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드는 것, 이는 소통이라는 종이로 우리를 감싸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공간에 담긴 우리는 어느새 소통하는 존재들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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